태권도원

후[後] 스토리

제5회 창의 ICT 아이디어 캠프

대상
내 몸 속 작은 의사, 체내형 나노 메디컬 프린터
ㆍ팀명 : 동광바보들
ㆍ팀원 : 한반석, 이태호, 한상은
최우수상
2050년 초등학교 시간표
ㆍ팀명 : JESUS
ㆍ팀원 : 김경수
우수상
Think all for sink hole
ㆍ팀명 : 런닝레이더
ㆍ팀원 : 박광우, 황기석
우수상
Earth Rebirth Project (ERP)
ㆍ팀명 : 新한반도
ㆍ팀원 : 반재은, 김성은, 이태균, 한태훈
장려상
생각을 리드하라
ㆍ팀명 : 노다지
ㆍ팀원 : 윤지민, 권다인
장려상
스마트 쓰레기 분류기
ㆍ팀명 : 찰떡아이스
ㆍ팀원 : 신새롬, 최시진
장려상
AIR AVATAR
ㆍ팀명 : DLIGHTER
ㆍ팀원 : 송영기
장려상
Digital Victim
ㆍ팀명 : POSEN
ㆍ팀원 : 박승창, 임재훈

긴급출동, 씽크홀의 비밀을 밝혀라!

2015년 어느 소방관의 하루

위잉위잉. 손목에 찬 시계가 붉은 경고등과 함께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긴급출동이다!소방관 고주몽 씨는 막 들어 올린 숟가락을 내려놓고 말았다.
“쳇, 밥한 술 뜰 시간이 없네!”
이상하게 아침부터 긴급 출동이 이어져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이었다. 이번엔 특히 경보발령이 큰 것으로 보아, 보통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닌 듯 했다. 고주몽 씨는 시계로 전송되어 온 현장위치를 살폈다. 도심 한복판이라 차로 움직이는 것보다 뛰는 것이 더 빠른 거리. 신발을 꿰어 차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본부, 무슨 일이야? 도심 한복판에서 구조 요청이라니?”
“소방장님, 큰일 났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서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지하철역까지 붕괴되면서 싱크홀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구조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5분 뒤 현장에 도착한 고주몽 씨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순간 아찔해지고 말았다. 도심 한복판에 정말로 커다란 웅덩이가 파인 것이다. 지하에서는 터진 배관에서 연기와 물줄기가 솟아오르고, 현장은 다친 사람들과 혼비백산하게 놀란 사람들로 그야말로 아수라장! 어안이 벙벙해진 고주몽 씨 뒤로 장비를 갖춘 구급차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소방장님, 지하로 내려가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겠습니다.”
“잠깐 기다려!”
지반이 지하철 역사까지 가라앉았다면 대략 13m에 달하는 깊이다. 게다가 지하의 각종 배관까지 터졌다면 아래에 물이 차있을 가능성과 가스가 샜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 고주몽 씨는 침착하게 구조작업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먼저 AIR AVATAR부터 투입한다. 안전이 완전하게 확인된 다음 구조작업을 시작한다!”
고주몽 씨의 지시에 따라 지하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AIR AVATAR는 소방본부의 원격 현실체험 스튜디오에서 로봇에 접속, 로봇이 느끼는 대로 체험할 수 있는 장비다. 시각, 청각, 촉각 등 대부분의 감각을 로봇을 통해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로봇을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처럼 재난 상황에선 구조 환경을 먼저 파악할 때도 적합하다.
“AIR AVATAR로 현장 파악 완료했습니다. 물이 발목정도 수위로 차올랐는데, 빠르게 구조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행히 가스는 검출 되지 않았습니다.”
“좋아, 로봇은 생존자 위치파악을 진행하고, 구조반은 지금부터 지하로 내려간다! 다들 체내형 나노 메디컬 프린터는 가지고 있겠지?”
“네!”
이윽고 수십 명의 소방관들이 구조용 드론에 의지해 안전하게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드론이 어두운 지하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갑작스러운 지반 붕괴로 다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살려달라는 목소리와 신음소리가 난무했다. 구조해야할 사람들은 너무나 많았다.
고주몽 씨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환자를 분류했다. 뼈를 다치는 등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사람들에게 체내형 나노 메디컬 프린터를 나눠 주었다. 생체재료를 출력할 수 있는 나노 바이오 3D 프린터다. 환부에 직접 투입하기만 하면 부러진 뼈나 찢어진 피부조직쯤은 금방 재생시킬 수 있다.
소방관들이 내장 손상 등 생명이 위급한 사람부터 먼저 응급처치를 하고 지상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동안, 프린터를 건네받은 사람들은 하나 둘 씩 스스로 치료를 진행, 지하 통로를 따라 현장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휴….”
수백 명의 구조작업이 가까스로 마무리 되자, 고주몽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지하벽에 몸을 기댔다. 온몸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

다음 날, 고주몽 씨는 사고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고주몽 씨 덕분에 안전하게 구조된 중학생 소년이 먼저 와서 고주몽 씨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 3D 프린터로 이어붙인 다리가 큰 이상이 없는 모양이었다.
“고 소방장님, 어제도 현장 지휘하느라 고생 많으셨죠?”
이 형사가 반가운 얼굴로 고주몽 씨와 소년에게 음료수를 건넸다. 소방관인 고주몽 씨와 이 형사는 서로 같은 관할이어서, 함께 사건을 마무리해온 단짝이다. 세 사람은 영상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경찰서에 마련된 UBcro Room으로 들어섰다. 진술서도 경찰의 입회하에 영상으로 작성한 지 꽤 오래됐는데, 소년은 UBco 장비를 처음 봤는지 와, 탄성을 질렀다.
“이게 바로 생각을 영상으로 나타내주는 장비인가요?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배우긴 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는 건 처음이에요!”
“정확한 명칭은 Ubiquitous Bio Censor Restoring & Organizing이라고 한단다. 자, 지금부터 네가 보았던 장면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렴. 저기 커다란 스크린에 그 현장들이 생생하게 표현될 거다. 집중하렴.”
소년은 눈을 감고 사고 당일의 모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더니, 소년의 머릿속 생각이 하나 둘 씩 스크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상은 어제 소년이 탔던 지하철 내부부터 보여주기 시작했다. 평화롭게 달리던 지하철. 갑작스럽게 쾅 하는 굉음이 들리더니, 순식간에 붕괴된 지반으로 한쪽이 매몰됐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닫힌 지하철 문을 필사적으로 열기 시작한다. 간신히 빠져나온 소년은 뻥 뚫린 하늘에서 토사물과 함께 자동차 십여 대가 추락하는 장면을 보았다. 고주몽 씨와 이 형사는 끔찍한 나머지 중간 중간 눈을 감아야 했다.
“고통스러운 장면을 떠올리게 해서 미안해.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되겠어.”
이어 고주몽 씨도 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상황, 지하에서의 구조상황 등에 대해 영상으로 진술하기 시작했다. 이 형사는 두 사람의 영상을 이어 영상 진술서 작성을 완료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왜 런닝 레이더가 작동하지 않았지? 고장이 난 건가?”
UBcro Room에서 나오자마자, 고주몽 씨는 따지듯 이 형사를 붙잡고 물었다. 사고 상황을 직접보고 나니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씽크홀 사고가 일어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오래전 씽크홀을 막기 위해 ‘런닝 레이더’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런닝 레이더는 지하철에 GPR센서를 부착하여 주기적으로 땅 속 변화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하지질을 탐사하는 기술이다. 싱크홀이 생겼다면 센서가 먼저 이를 잡아내지 못했을 리가 없는 일이다.
“맞습니다. 수사를 해보니 런닝 레이더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누군가 지하철에 달린 GPR센서를 훔쳐간 거예요. 고의로 말입니다.”
바로 어제의 일이지만 이 형사는 이미 용의자가 누구인지 파악을 마쳤다. ‘Digital Victim’으로 대표되는 첨단범죄수사 체계를 발동시킨 덕분이다. CCTV망, DNA감식, 분말센서, 드론 등 모든 디지털 정보를 총동원해 범인을 수사할 수 있다.
“먼저 CCTV를 통해 GPR 센서에 접근한 모든 사람들의 영상을 확보해두었어요. 정비사 복장을 하고 있었으나 정비사가 아닌 자가 단 한 명 있었는데요. 그 자가 벗어놓은 정비사 겉옷을 지하철 남자화장실에서 발견, 수거했습니다. 그 옷을 ‘스마트 쓰레기 분류기’에 넣고 분자조직으로 만드니, 옷에 묻은 특정 진드기와 먼지 농도, 땀 흘린 정도 등을 알 수 있었죠. 이 데이터를 전국의 의류함에서 수거된 옷 데이터와 비교해보았습니다. 동일한 옷 성분을 가진 자를 찾을 수 있었고요. 결정적으로 머리카락 한 올이 발견됐습니다. 꼼짝할 수 없는 범인의 DNA 정보죠”
고주몽 씨는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려쳤다.
“도대체 누구야? 이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그게 참… 저도 의문입니다. 왜 이 사람이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이 형사가 사건 기록부가 적힌 모니터를 돌려 용의자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고주몽 씨는 화들짝 놀랐다.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분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일까?”
“저도 그 점이 의문이에요. 범행 동기가 없단 말입니다.”
용의자는 고주몽 씨가 오래전부터 미디어를 통해 접해왔고, 존경해온 사람이었다. 바로 환경운동에 평생을 바쳐오고, 또 환경 기술을 연구해온 한 박사! 그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스마트 쓰레기 분류기 같은 똑똑한 분리수거 기계가 탄생할 수도 있었다.
“나에게 시간을 잠시 주겠어? 이 분이 한 행동이 확실하다면, 자수하도록 권하고 싶어.”
이미 범인 검거용 드론을 보내 한 박사의 집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 이 형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한 박사님, 안에 계세요? 한 박사님! 문 좀 열어주세요!”
고주몽 씨는 한 박사의 집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열어주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문을 두드리지 의외로 빨리 현관문이 삐걱 열렸다. 그동안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은 듯 초췌한 얼굴의 한 박사가 직접 나타났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자책감에 휩싸인 얼굴이었다. 그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고주몽 씨를 향해 입을 열었다.
“소방관님이시군요. TV에서 봤습니다. 정말 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셨다고… 안으로 들어오세요.”
고주몽 씨는 한 박사를 뒤따라 집안으로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식탁 위에, 문제의 GPR 센서가 버젓이 놓여있었다! 혹시나 싶었던 고주몽 씨는 속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내가 잘못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날 줄은, 정말,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곧 자수하러갈 생각이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저 고가의 센서가 탐이 났던 겁니까?”
한 박사가 슬픈 얼굴로 고주몽 씨를 바라보았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생각이었습니다. 작은 씽크홀 정도가 생겨날 줄 알았지,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질 줄 몰랐습니다.”
한 박사는 설명을 시작했다. 씽크홀은 지반에 물이 차고 물이 빠져나가면서 흙이 휩쓸려 나가는 등 지반이 불안정해지면서 일어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물의 유입량이 들쑥날쑥해지면서 씽크홀의 발생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고. 하지만 런닝 레이더가 씽크홀이 커지기 전에 미리 경고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지금 환경문제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더욱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경고를 하고 싶었어요. 지금 센서 하나만 없어도 싱크홀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을 만큼 지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죠.”
“하지만, 이미 ‘우주양산 운용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지구 온난화는 이미 해결되고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환경문제는 기술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잖습니까?”
고주몽 씨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우주양산은 일조량을 조절하고 태양에너지가 전송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이로써 빙하량이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뉴스도 보았다. 그런데도 한 박사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한 박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환경 문제가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 환경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아래, 그저 낭비하고 오염시키고, 지구를 괴롭히기만 하는데 어떻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습니까?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환경 기술을 개발하려는 과학자들도 사라지고 말 겁니다.”
한 박사는 몇 명의 과학자들만이 환경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자체가 오만이라고 못을 박았다. 모두의 노력 없이는 과학자들도 힘을 얻을 수 없다는 것.
말을 마친 한 박사는 쓸쓸히 현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주몽 씨는 터덜터덜 걷는 그의 뒷모습이 안쓰러웠다. 고의적으로 센서를 훔쳐 씽크홀을 만들고, 그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하지만.
“박사님!”
한 박사가 슬픈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고주몽 씨가 힘주어 말했다.
“제가 바꾸겠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교육청에 정식으로 건의할 겁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나린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빅 데이터 기술, IoT 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교육을 받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을 넣는 겁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성인으로 자랄 수 있게요.”
고주몽 씨의 생각대로라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는 가상현실 시스템을 이용하면 아이들이 환경이 오염됐을 경우의 심각성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로봇이나 스마트폰 등의 기계의 사용법을 배우는 시간에, 친환경적인 기계사용과 발명이 왜 중요한지를 배우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아이들은, 한 박사만큼 환경에 관심이 있는 운동가로, 또는 과학자로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쉽진 않겠지만, 내 대신 부탁합니다.”
한 박사가 고주몽 씨를 향해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집으로 돌아온 고주몽 씨는 반갑게 달려 나온 아들을 꽉 안아주었다. 거실에 텐트와 냄비 등 각종 캠핑 물품이 꺼내져 있었다. 벌써 해질 무렵이 되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매주 그렇듯 고주몽 씨와 함께 캠핑을 갈 생각에 엉덩이를 들썩이며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가 늦어서 미안해. 캠핑 도구는 잘 챙겼겠지? 늦었지만 출발해볼까?”
“네, 지금 무인 자동차를 부를까요?”
아들은 익숙하게 스마트폰을 꺼내 아빠의 무인자동차 호출버튼을 가리켰다. 고주몽 씨는 잠깐만, 하며 아들을 제지했다. 무인 자동차, 물론 편안하긴 하다. 하지만 꼭 자동차를 타야만 할까? 고주몽 씨는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아들, 오늘은 우리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볼까? 뒤에 작은 텐트를 싣고 말이야!”
“음, 하지만 그러면 힘들어서 멀리 못가지 않을까요?”
“힘들면 어때? 조금씩 쉬어가다 보면 멀리까지 가겠지! 아빠랑 도전해 볼래?”
아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주몽 씨는 내심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아들이 환경과 사람과 기술이 어우러지는 미래로 나아가길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잘 전해질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아들은 이내 아빠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였다.
“네, 좋아요!”

제4회 창의 ICT 아이디어 캠프

아름다운 하나로 섬을 구하라!
태풍, 해일, 지진… 자연재해로부터 섬마을을 지킬 방법은?
창의ICT 학교의 ICT인재, 상상ㆍ희망ㆍ미래가 뭉쳤다!


여러분, 창의IT 학교를 아시나요?
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IT 인재들이 모여 있는 학교에요! 이곳에서는 첨단 IT를 배우고,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지요.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IT를 활용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답니다!

2030년의 어느 날. 교장선생님이 2학년 학생 세 명을 교장실로 부르셨어요. 바로 상상, 희망, 미래 세 친구들 이에요. 교장선생님은 진지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너희에게 부탁할 일이 있단다. 과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앞으로 한 달 안에 남쪽 끝 아름다운 섬, ‘하나로’에 커다란 자연재해가 찾아온다는구나! 너희들이 갖고 있는 IT 지식을 활용해 그 섬을 지켜주지 않겠니?”

교장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하나로 섬은 백여 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가축도 기르고 농사도 짓고, 어업도 하는 평화로운 섬이래요. 그런데 마을 사람 대부분의 연령대가 높고 IT를 잘 모르기 때문에 최근까지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거예요. 앞으로 한 달 안에 태풍과 해일, 지진 등 자연재해 삼박자가 동시에 찾아온다는데, 마을 사람들의 안전이 무척 위험한 상항이에요! 특명을 받은 세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네! 저희가 꼭 섬마을 사람들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상상, 희망, 미래 세 친구는 곧 [하늘 둥둥 집]을 타고 하나로 섬으로 향했어요. 하늘 둥둥 집은 집 바닥에 설치한 반 중력, 반 자기장 비행 장치를 이용해 연료 걱정 없이 하늘 위를 떠다니는 집이에요. 창의 IT 학교의 학생들은 평소 학교 안의 ‘둥둥단지’에 정박해있는 하늘 둥둥 집에서 생활해요. 그리고 필요할 때는 원하는 장소까지 멀리멀리 날아간답니다. 지붕 위의 태양열 발전장치로 전기를 만들어 쓰고, 공기 속 수증기를 모아 식수로 활용하니 환경오염도 걱정 없어요!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마침내 세 친구는 하나로 섬에 도착했답니다. 푸른 바다, 하얀 백사장 평화로운 사람들… 하늘 둥둥 집의 커다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나로 섬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어요!
“우리 섬을 태풍으로부터 지켜주세요.” 마을 사람들은 집을 타고 날아온 세 친구를 보고 놀라워했어요. 그리고 크게 환영해주었지요. 며칠 전 하나로 섬에는 1차 태풍이 지나가는 바람에 집이 무너지고 사람이 다치고, 외양간이 크게 훼손되는 등, 피해가 컸대요. 이제 곧 태풍과 해일, 지진까지 동시에 일어난다니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여러분의 안전을 지켜 드릴게요!” 세 친구의 어깨가 무거워요.

날씨를 예측하고 IT를 활용해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는 건 상상이의 전문분야에요. 상상이는 곧바로 [웨더 드론(weahter drone)]을 띄웠어요. 윙 하고 날아오르는 웨더 드론은 태풍의 경로를 조정하는 엄청난 힘을 발휘해요! 태풍의 다른 이름이 ‘열대 저기압’인 건 다들 알고 있지요? 열대저기압은 적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한반도가 있는 고위도로 이동해요. 이 때 상상이가 띄운 웨더 드론은 다가오는 아주 강력한 반대 압력을 발생시킨답니다. 그래서 태풍의 경로를 조정할 수 있어요. 사람이 사는 지역을 비껴나가도록 조정하는 거죠. 물론 한반도 바로 아래에 있는 일본과의 공조가 있어야겠죠? 상상이는 분주하게 일본의 기상청과 통화를 하면서 웨더드론을 조정해 올리기 시작했어요. 이제 태풍은 아름다운 하나로 섬을 비껴 지나갈 거예요!
다음은 지진과 해일이에요. 지반이 불안정해지면서 하나로 섬 인근에는 한 달 안에 규모가 큰 강진이 일어날 거래요! 지진은 그렇다 치고, 해일이 일어나면 해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은 큰 피해를 입을 거예요.
상상, 희망, 미래는 손가락에 낀 반지를 작동시켜, 둥그런 ‘구’모양의 홀로그램을 펼쳤어요. 2030년에는 홀로그램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서, 원하는 장소를 홀로그램을 통해 살펴볼 수 있어요. 세 친구가 펼친 홀로그램 속에는 하나로 섬의 모습이 꼼꼼히 담겨 있었어요.
세 친구는 홀로그램을 살펴보며 함께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답니다.
“여기 섬의 중심에 대피소를 높이 세우고, 지진과 해일이 일어나면 모두 함께 대피하도록 해요!” 세 친구는 홀로그램을 마을 회관에 모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어요. 홀로그램은 360도 돌아가기도 하고, 마을의 모습을 구석구석 입체적으로 보여주기도 해요.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피 작전을 이해했어요. “이제 여러분께 대피 경로가 입력된 홀로그램을 나눠드릴게요.” 세 친구는 창의 IT 학교에서 가져온 특수 반지와 안경을 마을 사람 들에게 나눠주었어요. 반지는 홀로그램 영상을 보여주는 장치에요. 반지를 안경테에 장착하면, 걸어가면서도 커다란 홀로그램을 볼 수 있지요. 이제 마을 사람들이 당황해서 대피소까지 가는 길을 헤맬 걱정이 없겠죠?
“이를 어쩌나… 나는 대피소까지 빨리 갈 수가 없는 데…” 그 때였어요. 갑자기 한 할아버지가 뚝뚝 눈물을 흘리시는거예요. 얼마 전 일어난 태풍으로 지붕이 무너 지면서 다리를 크게 다쳤다는 허씨 할아버지였어요. 마을사람들이 술렁 거렸지만 선뜻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 이 없었어요. 자칫 나서서 할아버지를 돕다가 다 같이 해일에 휩싸일지도 모르잖아요. 이 때, 희망이가 무릎을 탁 치며 일어섰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 [라이프 캡슐(Life Capsule)] 이 있으니까요!”
미래와 상상이의 표정도 밝아졌어요. 희망이가 이야기 하는 라이프 캡슐은 모든 재난을 100% 방어할 수 있는 초소형 개인 벙커에요! 헬멧 모양의 캡슐을 착용하면, 실행 프로그램이 작동되어 특수 세라믹 섬유 구조와 나노 기술이 결합된 외관이 펼쳐지면서 사용자의 신체 전체를 보호하는 거죠.
“라이프 가드를 이용하면 집에 물이 차더라도 따뜻하게 견딜 수 있을 거예요. 저희가 홀로그램으로 할아버지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할 테니까, 라이프 가드를 믿고 수면모드로 편안하게 기다리세요. 아셨죠?” 희망이는 라이프 가드를 건네며 허씨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드렸어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어요. 이번에는 마을 회관 뒤편에 앉아있던 모씨 할아버지가 심술궂게 구는 것 아니겠어요? “나는 몰라, 못해!” 모씨 할아버지는 새로운 걸 싫어한대요. 특히 컴퓨터나 복잡한 기계는 만지지도 않는다고요. 상상, 희망, 미래 세 친구가 아무리 홀로그램 반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려도 모씨 할아버지는 쳐다보지도 않아요. “나는 그런 거 못해! 나이가 많아서 가르쳐줘도 잊어버리고 말거야!” 할아버지의 집은 마을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있는데, 홀로그램 안내도 없이 혼자 대피소를 찾아오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이를 어쩌죠? 난처해하던 찰나, 미래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어요. 미래는 동물들을 좋아해서 동물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해요.
“할아버지! 그럼 복실이에게 [스마트 목걸이]를 걸어줄게요!” 복실이는 모씨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반려견 이에요. 미래가 말하는 스마트목걸이는 애견에게 걸어주고 청각신호를 보낼 수 있는 목걸이에요. 예를 들어, 주인이 쓰러지면 애견의 스마트 목걸이로 신호가 전달돼요. 강아지는 주인이 숨을 쉬는지, 호흡이 가파르지 않은지 등을 교육받은 대로 확인하고, 위급하면 멍, 멍 울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요. 스마트 목걸이는 GPS기반의 네비게이션 역할도 해요. 강아지에게 음성신호를 보내 길을 안내하도록 하죠. 그렇게 되면 기계를 잘 다룰 줄 모르는 주인이더라도 강아지를 따라 안전하게 길을 찾을 수 있어요!
미래는 복실이의 목에 스마트 목걸이를 달아주고, 스마트목걸이의 신호에 따라 할아버지를 안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어요. 똑똑한 복실이는 금방 목걸이의 신호를 잘 알아듣네요. 이제 기계를 다루지 못하는 모씨 할아버지도 대피소까지 잘 찾아갈 수 있어요!

“그런데 말이지… 중요한 걸 잊고 있는 것 아니야?” 그 때였어요. 평소에 IT를 싫어한다는 최씨 할아버지가 뚱하게 앉아 있다가 입을 열었어요. “아무리 열심히 대피 작전을 세우면 뭐해? 지진이 일어나서 해일이 닥친 뒤에 대피소까지 달리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거 아니야?” 모두들 갑자기 조용해졌어요. 최씨 할아버지의 말이 맞았거든요. 해일이 너무 빠르게 몰려오면 섬마을 사람들의 달리기 속도로는 대피소까지 미처 도착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심지어 집안에서 잠을 자다가 해일이 오는지도 모를 수 있어요! 동물과 친한 미래가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이럴 때 동물원이 있으면 좋은데…”

2030년 대한민국의 동물원은 <자연 재난 신호 예측 동물원>이에요. 동물들은 자연재해에 민감하잖아요.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벌들은 벌집으로 모두 들어가고, 개구리들은 늪지를 버리고 사라지죠. 말이나, 개, 원숭이 들은 재난이 발생하기 수 시간 전엔 식사나 간식을 먹는 것을 거부한대요. 이런 점을 활용해서, 전국 곳곳의 동물원은 자연 재난 신호를 예측하는 기능을 갖게 됐어요. 동물원의 이상 징후를 캐치하여 국가재난중앙 시스템에 긴급재난을 예고하지요. 하나로 섬에도 자연 재난 신호 예측 동물원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재난을 미리 알 수 있을 텐데, 참 아쉬운 일이에요.

그런데 미래가 말을 꺼내자 모두가 최씨 할아버지를 쳐다봐요. 최씨 할아버지는 무척 당황했어요. “왜… 왜들 쳐다보는 거야?” “자네 집에 소도 키우고, 말도 키우고, 닭도 키우며 자네 아들은 양봉을 하지 않나?” 알고 보니 최씨 할아버지의 집은 하나로 섬에서 가장 큰 동물농장이래요. 동물원만큼 크지는 않아도 많은 수의 동물들을 키우고 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동물들의 신호를 알아채려면 기후변화관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모두들 조용히 최씨 할아버지를 바라봤어요. 최씨 할아버지는 얼굴이 빨개졌어요. “흠… 흠, 기후변화관리사 자격증 그까짓 거, 내가 금방 따도록 하지.” 마침내 최씨 할아버지가 겸연쩍어하면서 재난 예측을 담당하기로 했어요. 동물을 사랑하는 최씨 할아버지니까, 동물들의 작은 변화도 금방 눈치 채실 것 같아요!
“자, 이제 저희는 안심하고 떠날게요!”
마침내 하나로 섬에 수많은 융합 IT를 전한 상상, 희망, 미래 세 친구가 떠날 채비를 마쳤어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세 친구를 위해 마중 나왔답니다. 다리가 불편한 허씨 할아버지도, 복잡한 걸 꺼려하던 모씨 할아버지도, IT를 싫어했던 최씨 할아버지도 모두 밝은 얼굴로 세 친구를 마중나왔어요.

이제 하나로 섬에는 태풍, 지진, 해일이 와도 걱정이 없어요. 태풍이 오면 웨더 드론이 경로를 바꿀 테고, 지진과 해일이 오면 최 씨 할아버지의 자연 재난 신호 예측 동물 농장이 미리 경고를 할 테니까요. 그러면 모두들 안전한 대피소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겠죠? 다리가 불편한 허씨 할아버지는 라이프 캡슐에서 구조를 기다릴 테고, 구조대는 홀로그램으로 집의 위치와 할아버지의 위치를 파악해서 할아버지를 구하러 갈 거예요! 또 기계치인 모씨 할아버지도 스마트 목걸이를 착용한 애견 복실이의 안내를 통해 대피소를 찾아올 거고요.

최씨 할아버지가 부끄러워하면서 상상, 희망, 미래 세 친구를 꼭 안아주었어요.
“고마워, 나는IT가 이렇게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줄지 몰랐지 뭐야… 앞으로도 창의 IT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워,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길 바랄게!” “감사합니다. 몸조심하세요!” 마을 사람들의 인사를 뒤로 하고, 상상, 희망, 미래 세 친구는 하늘 둥둥 집을 타고 다시 높이 떠올랐어요. 세 친구는 의기양양하게 창의 IT 학교로 돌아가요.
“자, 우리 이제 다음 창의 IT를 전하러 갈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세 친구를 위해서, 푸른 하늘도 방긋 길을 열어주었답니다!

제3회 창의 IT융합 아이디어 캠프

제2회 IT융합 아이디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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